민병수 대표 울산제일일보 특별 기고문 - 인과 연의 아름다운 삶 2022.03.11 |
우리는 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 가볍게 스쳐가는 인연이 있는가 하면 상처를 주고 가는 인연도 있고, 분에 넘칠 만큼 많은 도움을 주는 인연도 있다. 사람들과 부딪히며 살다 보면 내 삶의 인연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살아갈 때가 많다.
20대 초반 때의 인연이다. 친구와 둘이서 뜻을 품고 부산 구포의 산중에 있는 조그마한 암자에서 1년간 기거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찰이 그렇듯, 저녁 공양 후 스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인연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되었다. "인연이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내가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너무도 우여한 장소에서 너무도 우연한 시간에 인연을 만난다. 그 인연은 악연일 수도 있고 좋은 인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가오는 그 인연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인연인가 싶어 마음을 열고 다가 섰다가 이용만 당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도 있다. 반면에, 고단한 삶 속에서 지치고 힘들 때 다가와 손을 잡아준 사람도 있다. 그다지 내공이 쌓여 있지 않았을 때는 다가오는 인연이 악연인지 선한 인연인지를 구별하지 못했다. 지금껏 맺어왔던 만은 인연 중 우연으로 다가와 필연이 되어버린 벗들이 문득 보고 싶다.
6년간 같은 중고교를 다녀 서로의 비밀을 다 알고 있어서 서로 입을 열지 못하는 두 명의 악동 같은 친구들. "내가 아니었으면 너는 조업도 못 했어." 라고 우기는 세 명의 대학 친구들은 지금도 가끔 술잔을 나누는 인생의 소중한 인연이다. 고교시절, 서울로 이사 가게 되어 자취해야 할 상황에서 자신의 집에서 1년간 생활할 수 있게 배려해 주신 담임 선생님은 지금 생각해도 눈시울이 붉어질 만큼 물클하고 아름다운 인연이 아닐 수 없다. 군 제대 후 복학하여 진로설정을 못 하고 방황할 때 연구실 한켠에 자리를 만들어 주면서 마음을 다잡게 해주신 지도교수님. 그분이 아니었다면 필자는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지 못했을 것이다. 요양병원에 계신다는데 더 늦기 전에 꼭 찾아 뵈어야겠다.
훈련소부터 자대 배치까지 눈물과 땀으로 얼룩진 3년의 긴 시간을 동고동락했던 일곱명의 상남자들. 제대 후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가 연락이 되지는 않지만, 그중 한명은 전직 회사에 다닐 때 입사 후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다. 지금은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너무도 소중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나이가 들고 세상의 이치를 조금 알게 되면서, 젊었을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선명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삶의 연륜에 따라 인연을 구별하는 지혜가 쌓여가는 듯하다.
창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일면식도 없던 기관장이 필자 회사를 방문했다. 산업의 도메인을 잘 알고 ICT 사업을 하는 사람이 적은 현실 속에서, 필자가 가진 장점을 잘 살려 사업 방향을 설정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해 주셨다. 너무도 고맙고 선한 인연에 이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지금도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 사업의 힘든 고비마다 조언을 해주면서 무한 신뢰를 보내주고 있는 그분들은 내 인생에서 잊어서도, 잊을 수도 없는 선하고 행복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일상은 인연으로 시작해서 인연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은 시절 스님의 설법을 통해 '인(因)은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힘이고, 연(緣)은 그를 돕는 간접적인 힘'이라고 배웠다. 인과 연에 해당하는 작은 인연이라도 소중하게 맞이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지금도 나의 곁에 살며시 와 있는 인연을 귀중히 여기고, 잘 가꾸며 살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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